← 인사이트 목차
가이드EN한국어

진척률 측정 방법 6가지: 0/100 규칙부터 물리적 측정까지

진척률은 감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측정 방법이 정해 준다. PMBok이 정의한 6가지 방법(고정 공식·가중 마일스톤·퍼센트 완료·물리적 측정·배분 노력·LOE)과 작업 유형별 선택 기준.

발행 ·8분

성격이 다른 작업 막대들이 각기 다른 측정 방법 상자(0/100·물리적 측정·가중 마일스톤·LOE)를 지나 진척률 숫자로 정리되는 개념도.

진척률은 담당자에게 물어서 얻는 숫자가 아니다. 미리 정한 방법으로 계산하는 숫자다. "35% 진행됐습니다"라는 보고에 "그 숫자는 어떻게 나왔습니까?"라고 물었는데 답이 없다면, 담당자가 정직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애초에 재는 기준을 정해 두지 않은 것이 문제다. PMBOK을 펴낸 PMI의 EVM(Earned Value Management) 실무 표준은 진척도인 EV(Earned Value)를 재는 방법을 6가지로 정리해 두었다. 작업 성격에 맞는 방법을 골라 쓰라는 뜻이다. 이 글에서는 6가지를 하나씩 살펴본다. 각각 무슨 뜻이고, 어떻게 계산하고, 어떤 작업에 맞고, 어디서 어긋나는지를 본다. 끝에는 작업 유형별로 방법을 고르는 표와 직접 검산해 볼 수 있는 예제를 붙였다.

왜 측정 방법을 먼저 정해야 하는가

"몇 퍼센트나 끝났습니까?"라고 물어서 얻은 숫자는 사람마다 다른 잣대로 잰 값이다. 같은 상태를 보고도 낙관적인 담당자는 80%라고 하고, 신중한 담당자는 60%라고 한다. 잣대가 다른 숫자는 더하거나 평균을 내도 믿을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순서를 바꾸면 이 문제가 줄어든다. 측정 방법은 실행 중에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 단계에서 작업마다 정해 둔다. "이 작업은 끝나기 전까지 0%, 끝나면 100%로 본다", "이 작업은 다 만든 화면 수로 센다"처럼 기준이 적혀 있으면 누가 입력해도 같은 숫자가 나온다. PMI의 EVM 실무 표준이 EV 측정 방법을 따로 다루는 이유가 이것이다. 진척률은 받아 적는 값이 아니라 계산해 내는 값이다.

담당자의 판단에만 맡긴 진척률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80% 완료'라는 거짓말에서 다뤘다. 이 글에서는 그 문제를 막는 측정 방법을 살펴본다.

고정 공식(0/100과 50/50)

: 작업 상태를 두세 단계로만 나눈다. 0/100 규칙에서는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 0%, 끝나면 100%로 본다. 50/50 규칙에서는 작업을 시작하면 50%, 끝나면 100%로 본다. 그 사이 값은 쓰지 않는다.

계산 방식: 확인할 것은 작업을 시작했는지, 끝내고 인수까지 받았는지뿐이다. 담당자의 주관이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다.

알맞은 작업: 보고 주기 한두 번 안에 끝나는 짧은 작업에 맞다. 주간 보고를 하는데 작업 기간이 2주라면 굳이 중간 값을 둘 필요가 없다. 이번 주에는 0% 또는 50%, 다음 주에는 100%로 보면 충분하다.

주의할 점: 긴 작업에 쓰면 진척률이 계단처럼 뛴다. 8주짜리 작업에 0/100 규칙을 쓰면 7주 동안 EV가 0에 머물다가 마지막 주에 한꺼번에 100이 된다. 그동안 일정 지표는 실제보다 나쁘게 보인다. 고정 공식은 짧은 작업에만 쓰는 것이 좋다.

가중 마일스톤

: 긴 작업을 여러 중간 산출물, 곧 마일스톤으로 나누고 각각에 가중치를 준다. 진척률에는 통과한 마일스톤의 가중치만 더한다.

계산 방식: 설계서 제출 30, 검토 통과 40, 최종 승인 30으로 나눴다면 검토까지 통과한 시점의 진척률은 70%다. 다음 마일스톤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직전 값에 머문다.

알맞은 작업: 보고 주기 3번 이상에 걸쳐 이어지고, 중간 산출물이 분명한 작업에 맞다. 고정 공식이 만드는 큰 폭의 계단을 마일스톤 수만큼 잘게 나눌 수 있다.

주의할 점: 마일스톤의 완료 기준이 모호하면 결국 담당자의 판단에 기대게 된다. "설계 검토 통과"가 지적 사항이 하나도 없는 상태를 뜻하는지, 검토 회의를 마치기만 하면 되는지를 계획 단계에서 정해 두어야 한다. 기준이 없으면 판정은 다시 의견이 된다.

가장 흔하지만 가장 위험한 퍼센트 완료

: 담당자가 판단한 진척률을 그대로 쓴다. 많은 도구가 이 방식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현장에서도 가장 널리 쓰인다.

계산 방식: 따로 없다. 바로 그 점이 문제다. 숫자의 근거가 담당자의 머릿속에만 있다.

알맞은 작업: 다른 방법을 쓰기 어려울 때 마지막으로 고른다. 다만 안전장치 두 개를 반드시 함께 둔다. 첫째, 완료 기준을 먼저 정한다. 진척률을 입력하기 전에 무엇을 해야 작업이 끝난 것으로 볼지 문서로 남긴다. 둘째, 85%를 상한으로 둔다. 인수나 검수가 남아 있는 작업은 90%나 95%까지 올리지 않는다. 마지막 15%를 끝내는 데 전체 기간의 절반이 들기도 한다.

주의할 점: 이 방법은 그 자체로 주관이 개입되기 쉽다. 재량이 있는 곳에는 낙관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안전장치 없이 쓰는 퍼센트 완료는 측정이라기보다 의견을 모으는 일에 가깝다.

물리적 측정

: 셀 수 있는 단위로 진척률을 계산한다. 화면 12개 가운데 9개를 끝냈다면 진척률은 75%다. 끝낸 개수가 곧 진척률이 된다.

계산 방식: 완료한 단위 ÷ 전체 단위. 각 단위가 끝났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완료 기준이 분명하다면 이는 의견이 아니라 사실 확인이다.

알맞은 작업: 같은 단위가 반복되는 작업에 가장 잘 맞는다. 화면, API, 테스트 사례, 이관 대상 테이블, 도면처럼 산출물을 셀 수 있다면 이 방법을 먼저 고려한다.

주의할 점: 단위마다 크기나 난이도가 크게 다르면 값이 왜곡된다. 화면 12개 가운데 9개를 끝냈더라도 남은 3개가 가장 복잡한 화면이라면 75%는 실제보다 높게 잡힌 값이다. 단위별 난이도 차이가 크다면 단위에 가중치를 주거나(그러면 사실상 가중 마일스톤이 된다), 단위를 더 잘게 나누는 편이 낫다.

배분 노력과 LOE

남은 두 방법은 자체 산출물만으로는 진척률을 재기 어려운 작업에 쓴다.

배분 노력(Apportioned Effort): 기준이 되는 다른 작업의 진척률에 비례해 움직이는 지원 작업에 쓴다. 개발 진행에 맞춰 함께 이루어지는 품질 검토나 기술 문서 작성이 대표적이다. 기준 작업의 진척률이 70%라면 지원 작업도 70%로 본다. 따로 계산하지 않는다.

LOE(Level of Effort): 시간이 흐른 만큼 일이 된 것으로 보는 작업에 쓴다. 프로젝트 관리, 정기 회의 운영, 환경 유지보수처럼 일정 기간 동안 꾸준히 이어지는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체 기간의 60%가 지났다면 진척률도 60%로 본다.

주의할 점: LOE는 정의상 EV가 계획 가치(PV)를 그대로 따라간다. 그래서 지연을 드러내지 못한다. 프로젝트에서 LOE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일정 성과 지표(SPI)가 1에 가까워져 일정 지연이 잘 보이지 않는다. 실제 작업이 늦어져도 LOE의 비중만큼 지표가 덜 나빠 보이기 때문이다. LOE는 전체 가중치에서 작은 비중만 차지하도록 두는 것이 안전하다.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가

6가지 가운데 언제나 옳은 방법은 없다. 작업 성격이 방법을 정한다.

작업의 성격알맞은 방법
한두 번의 보고 주기 안에 끝난다고정 공식(0/100·50/50)
산출물을 셀 수 있다물리적 측정
기간이 길고 중간 산출물이 분명하다가중 마일스톤
다른 작업에 비례해 움직이는 지원 업무다배분 노력
일정 기간 내내 이어지는 관리 업무다LOE
어느 조건에도 맞지 않는다퍼센트 완료 + 완료 기준 + 85% 상한

표를 위에서부터 읽어 내려가다가 처음으로 맞는 행의 방법을 고르면 된다. 퍼센트 완료가 맨 아래에 있는 데에는 까닭이 있다. 다른 방법을 쓰기 어려울 때만 쓰고, 그때도 완료 기준과 85% 상한을 반드시 함께 둔다.

서로 다른 5가지 방법으로 계산해 보기

가중치를 합해서 100이 되는 작업 5개에 서로 다른 측정 방법을 하나씩 붙여 보자. 아래 표는 어느 한 주의 상태다. 모든 숫자는 손으로 검산할 수 있다.

작업가중치방법이번 주 상태진척률기여분
요구사항 워크숍100/100완료·승인100%10.0
화면 설계20물리적 측정12개 중 9개75%15.0
개발40가중 마일스톤M1(30)+M2(40) 통과70%28.0
통합 테스트2050/50착수50%10.0
PM·품질관리10LOE전체 기간의 60% 경과60%6.0
전체10069.0

각 작업의 기여분은 가중치 × 진척률로 계산한다. 개발은 M1(30)과 M2(40)를 통과했으므로 진척률이 70%다. 따라서 기여분은 40 × 0.70 = 28.0이다. 통합 테스트는 시작했으므로 50/50 규칙에 따라 진척률이 50%이고, 기여분은 20 × 0.50 = 10.0이다.

전체 진척률 69.0%는 의견이 아니라 계산 결과다. 5개 작업의 담당자 가운데 누구에게도 "몇 퍼센트쯤 된 것 같습니까?"라고 묻지 않았다. 완료 여부, 산출물 개수, 마일스톤 통과 여부, 착수 여부, 지나간 기간처럼 확인할 수 있는 사실만 모았다. 진척률은 미리 정한 방법으로 계산했다.

이 69.0%가 그대로 EV가 된다. 이 값을 베이스라인에서 계산한 PV와 비교하면 일정 성과 지표가 나온다. 계산 방법과 해석은 SPI·CPI 계산법에서 이어서 설명한다.

도구에서 적용하는 방법

6가지 방법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어떤 방법을 쓰든 마지막에 남는 것은 퍼센트 하나다. 도구에 저장되는 값이 그것이고, 측정 방법은 그 값이 어떻게 나왔는지 설명하는 기준으로 남는다.

wbsgantt도 같은 구조다. 최하위 작업에 진척률을 넣으면 가중치를 따라 상위 작업까지 합산되고, 프로젝트 전체 진척률과 EV가 나온다. 다만 도구가 측정 방법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마일스톤 점검표나 고정 공식 잠금 같은 기능은 없다. 그래서 측정 방법은 팀이 정해 둔 업무 기준으로 굴러가야 한다. 작업마다 측정 방법과 완료 기준을 WBS Dictionary에 적어 두면, 진척률을 입력할 때마다 그 숫자의 근거를 작업 옆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쌓인 진척률에서 일정 지연이 먼저 드러난 사례도 있다. 실행 7주차에 SPI가 0.84로 떨어졌고, 그 원인을 작업 단위까지 거슬러 찾아간 과정은 그 ERP 프로젝트, 실행 7주차에 밀리기 시작했다에 있다.

다음에 읽을 글

이 글은 진척 관리를 다룬 3편 가운데 두 번째다. 첫 번째 글인 "'80% 완료'라는 거짓말"에서는 담당자의 판단에 맡긴 진척률이 왜 오랫동안 80%에 머무는지 살펴봤다. 이번 글에서는 그것을 막는 6가지 측정 방법과 작업 유형별 선택 기준을 다뤘다. 마지막 글인 "SPI·CPI 계산법"에서는 이렇게 구한 EV를 베이스라인의 PV와 비교해 일정 성과를 판단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문제를 알고, 측정 방법을 정하고, 지표로 상태를 읽는다. 진척 관리는 이 순서로 굴러간다.

자주 묻는 질문

진척률은 누가 입력해야 하나요?
담당자가 입력하고 PM이 검증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핵심은 누가 입력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재느냐입니다. 측정 방법이 작업에 배정돼 있으면 누가 입력해도 같은 숫자가 나옵니다. 재량 퍼센트만 쓰는 조직은 결국 PM이 매주 전원을 인터뷰하는 수밖에 없고, 그렇게 모은 숫자는 사람 수만큼의 서로 다른 자로 잰 값입니다.
0/100과 50/50 중 무엇을 써야 하나요?
보고 주기 대비 작업 길이로 정합니다. 한 주기 안에 끝나면 0/100, 두 주기에 걸치면 50/50이 적당합니다. 세 주기 이상 걸리는 작업이라면 고정 공식 자체가 부적합하니, 가중 마일스톤이나 물리적 측정으로 바꾸십시오.
진척률과 투입 공수는 같은 건가요?
다릅니다. 진척률(EV)은 산출물이 얼마나 완성됐는가이고, 공수(AC)는 얼마나 투입했는가입니다. 시간을 절반 썼다고 일이 절반 된 것이 아닙니다. 이 둘의 분리가 CPI(비용 성과)라는 지표가 성립하는 조건입니다.
매주 진척률을 다시 물어봐야 하나요?
방법이 정해져 있으면 묻는 것이 아니라 세는 것입니다. 주기마다 갱신하는 것은 의견이 아니라 상태 사실뿐입니다. 마일스톤 통과 여부, 완료 개수, 착수 여부를 적습니다.
90%에서 몇 주째 멈춰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측정 방법이 잘못됐다는 신호입니다. 남은 일을 셀 수 있는 단위로 쪼개 물리적 측정으로 전환하십시오. 인수·검수가 남아 있다면 85% 상한을 적용해, 검수가 끝나기 전에는 그 위로 올리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