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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프로젝트가 무너지는 여섯 개의 순간」 — 4편

'80% 완료'라는 거짓말

80%에서 평평해지는 S-커브와 점선으로 표시된 100% 목표선 개념도.

주간보고 시간. "정산 모듈 진척률 80%입니다." 지난주에도 80%였다. 그 지난주에는 75%였다. PM들 사이에는 오래된 농담이 있다. 프로젝트의 앞 80%에 전체 시간의 80%가 들고, 남은 20%에 나머지 80%가 든다.

농담이 아니라 구조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원인은 담당자의 거짓말이 아니다. 질문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몇 % 됐어요?"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진척률 몇 %입니까"라는 질문은 담당자에게 두 가지 불가능을 요구한다. 첫째, 남은 일의 양을 정확히 추정할 것. 둘째, 그 추정을 숫자 하나로 압축할 것. 사람은 둘 다 못한다. 특히 남은 일의 추정은 심리학이 반복 검증한 낙관 편향의 영역이다. 그래서 나오는 숫자가 80%다. "많이 했고, 곧 끝난다"의 사회적 표현. 80%는 측정값이 아니라 기분이다.

기분을 집계한 대시보드는 프로젝트 전체를 초록색으로 칠한다. 그리고 마지막 달에 모든 빨간색이 한꺼번에 나타난다. PM이라면 다 겪어본 그 마지막 달 말이다.

기분을 측정으로 바꾸는 두 가지 규칙

규칙 1 — 진척은 묻지 말고, 규칙으로 산정하라.

담당자의 주관을 제거하는 검증된 산정 규칙들이 있다.

공통점은 하나다. 진척률이 의견이 아니라 사건(event)에서 나온다. "80% 같아요"가 아니라 "테스트를 통과했으므로 100%"다.

어떤 규칙을 어디에 쓸지는 작업의 크기와 성격으로 정한다.

규칙적용 대상주의점
0/1002주 이내의 짧은 Work Package작업이 잘게 쪼개져 있어야 유효
50/50착수 자체가 유의미한 중간 크기 작업시작만 하고 방치되는 작업을 부풀릴 수 있음
마일스톤 가중4주 이상 긴 작업, 검증 지점이 명확한 작업지점별 가중치를 착수 전에 합의해야 함

그리고 어떤 규칙을 쓰든 전제가 하나 있다. 완료의 정의(Definition of Done) 다. "완료"를 선언하려면 산출물이 존재하고, 검토가 끝났고, 정해진 승인자가 승인했고, 테스트 기준을 통과했어야 한다. 이 네 가지가 정의되지 않은 작업의 100%는 0/100 규칙 아래에서도 여전히 기분이다.

규칙 2 — 진척과 성과를 구분하라.

일정의 50%가 지났고 작업의 50%가 끝났다면 프로젝트는 정상인가? 알 수 없다. 끝난 50%가 쉬운 작업들이었다면 실제로는 위험한 상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EVM(Earned Value Management)은 세 가지 값을 구분한다.

이 셋에서 두 개의 비율이 나온다. SPI = EV/PV (1보다 작으면 일정 지연), CPI = EV/AC (1보다 작으면 예산 초과). SPI 0.85는 "느낌상 좀 밀린 것 같다"를 "계획 대비 85% 속도로 가고 있다"로 바꾼다. 스폰서와의 대화가 달라지고, 조기 경보가 가능해진다. CPI는 특히 강력한 예측 지표다. 프로젝트 20% 지점의 CPI는 최종 원가를 놀랄 만큼 정확히 예언한다는 것이 EVM 연구의 오래된 발견이다.

숫자로 한 번만 해보자. 10주짜리 프로젝트, 총 예산(BAC) 1억 원. 5주 차가 끝났다.

그러면 SPI = 4,000/5,000 = 0.80 — 계획의 80% 속도. 이대로면 10주가 아니라 12.5주가 걸린다. CPI = 4,000/4,800 = 0.83 — 1원어치 일에 1.2원을 쓰는 중. 이 효율이 유지되면 최종 원가는 1억이 아니라 약 1.2억(BAC/CPI)이 된다. "80% 완료 같아요"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문장들이다. 그리고 이 계산의 재료는 전부 이미 있는 데이터다 — 작업별 예산, 완료 이벤트, 집행 원가.

EVM이 어렵다는 오해

EVM은 국방·건설의 거대 프로젝트에서 태어난 탓에 무겁다는 인상이 있다. 하지만 본질은 곱셈 세 번이다. 작업마다 예산(또는 공수)이 배정돼 있고, 진척이 규칙으로 산정되고 있다면 PV·EV·AC는 자동으로 계산될 수 있는 값이다. 어려운 것은 수식이 아니라, 그 계산의 재료가 되는 데이터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일이다. 우리가 도구를 만들며 확인한 것도 그 지점이었다. WBS와 진척 데이터가 한곳에 있으면 SPI/CPI는 공짜로 따라 나온다. 데이터가 흩어져 있으면 박사도 못 구한다.

다음 주간회의에서 실험 하나를 해보자. "몇 % 됐어요?" 대신 이렇게 묻는 것이다. "끝난 작업이 어느 것들이고, 남은 작업이 어느 것들이죠?" 답이 목록으로 나오는 순간, 80%라는 기분은 설 자리를 잃는다.

PM의 실행 블록

내일 바로 할 일 3가지

  1. 팀과 '완료의 정의' 4요소(산출물·검토·승인·테스트)를 합의하고 문서화한다
  2. 진행 중인 작업 전체에 진척 규칙(0/100, 50/50, 마일스톤 가중)을 배정한다
  3. 다음 보고부터 %가 아니라 "완료 목록 / 잔여 목록 + SPI"로 형식을 바꾼다

회의에서 던질 질문

경고 신호 — 하나라도 보이면 진척 데이터를 의심하라

좋은 신호 / 나쁜 신호

좋은 신호나쁜 신호
진척 보고가 완료 목록으로 나온다진척 보고가 % 하나로 나온다
SPI 하락이 회의 안건이 된다마지막 달에 빨간불이 한꺼번에 켜진다
완료 선언에 승인자가 있다"거의 다 됐어요"가 공식 상태다

도구는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가

EVM의 진입 장벽은 수식이 아니라 데이터 정합성이다. wbsgantt에서 작업마다 공수와 진척 규칙이 배정되어 있으면 PV·EV·AC와 SPI/CPI는 대시보드에 자동으로 계산된다 — 별도 엑셀 없이. 1~3편의 규율(분해·단일 모델·베이스라인)이 갖춰진 순간, 성과 측정은 공짜로 따라온다는 것을 구조로 증명하고 싶었다.